1. 가끔은 행정적인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 전산상의 오류라든가, 업무팀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문제가 일어날 때가 있다. 행정적인 문제로 인해 편지를 한통 받게 되었는데, 나에게는 이미 해결이 된 후의 서류가 있었다. 그렇기에 문제가 다 해결이 되길 기다렸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번이나 다시 서류가 와서, 오늘은 내가 가지고 있었던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었다. 문제가 잘 해결이 되어지길 기도하면서 말이다. 사실 그동안 귀찮다고 미뤄왔던 일이었는데, 더이상 미루면 안될 것 같아서 오늘은 아침부터 가장 먼저 그 일을 해결했다. 서류를 보내고 나니 뭔가 후련함이 있었다. 돌아보니 결국 내가 귀찮아서 미루어 놓은 일로 마음만 불편했었음을 알게 되면서, 뭔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해결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임을 깨달았다. 오늘도 일상을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했다.
2. 준이 이발을 해 주었다. 옆머리와 뒷머리만 이발을 해 주었는데, 전문가가 아니다보니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 문제는 내가 보기에가 아니라, 당사자인 준이가 느끼기에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이발을 하고 머리를 감고 난 후, 거울을 보더니 옆머리는 만족하였고, 뒷머리는 뭔가 어색하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지만, 감사하게도 완전히 망했다는 표현을 하지는 않았다. 가끔씩 내가 이발을 해 주기도 하지만, 이젠 청소년기의 아들의 머리를 내가 함부러 손을 대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 그럼에도 내게 또 부탁을 하는 아들에게 때로는 감사하고, 불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에 그저 고마울뿐이다.
3. 사실 오늘은 논문 지도를 받기 위해 학교로 올라가야 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가지 못했다. 아직 논문을 제대로 시작도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다음주에는 꼭 올라가야만 한다. 이번 한주 뭔가 시작이라도 해서 교수님을 찾아 뵙기로 결단해 보았다. 감사한 것은, 계속해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던 논문이 이제 시간의 압박으로 인해 내가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 상위권으로 올라갔다는 것이다.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을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진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4. 오늘 교회에 가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받은 은혜를 누리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그 은혜가 당연하다고 느껴지게 되면, 한순간에 은혜가 사라지게 될 때, 더 큰 충격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교회를 통해서 많은 은혜를 받고 있는데, 선을 넘어버리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뭐 큰 문제가 당장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여지가 생기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감사를 누리기 위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음을 깨닫게 하셨다. 무슨 일이 일어나기전에 깨닫게 해 주심에 감사했다.
5. 오늘도 주님의 은혜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준이가 오늘 지난 수학 퀴즈에서 성적이 떨어진 이유를 내게 설명을 해 주었다. 자신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먼저 파악을 하였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내게 설명을 해 준 것이다. 나는 이런 준이의 생각이 참 기특하고, 아빠에게 이것을 다시 설명을 해 주는 모습에 감사했다. 지금 한번의 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마치 아는 듯해 보였다. (물론 자신은 모른다) 스스로가 성장하는 모습을 비록 깨닫고 있지는 못하는 듯 보이지만, 내가 그 성장을 느낄 수 있었기에 감사했다.